[image1]이상희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리버사이드 소재·인류학과) 교수는 한국인 제1호 고인류학 박사다. 그가 ‘인류의 기원’(사이언스북스)이라는 책을 한국에서 냈다. 지난 9월 16일 서울 광화문의 한 커피점에서 만난 이 교수는 “해외출장 갔다가 책이 나온 걸 보기 위해 잠시 한국에 들렀다”고 말했다. 그는 캅카스 지역의 국가 아제르바이잔의 발굴 현장에 갔다가 새 학기 강의 시작에 맞춰 학교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아제르바이잔 프로젝트는 한국과 아제르바이잔 양국이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한국은 서울대, 한신대, 충북대 세 대학
에콰도르의 국제통상부 디에고 아우레스티아 장관을 인터뷰하기로 했는데, 별로 내키지 않았다. 주간조선 독자 대다수가 에콰도르라는 중남미 나라에 대해 별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우레스티아 장관은 한국과의 무역·투자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 지난 8월 25일 2박3일 일정으로 서울을 찾았다. 그를 만나기 전 에콰도르라는 나라에 대해 아는 걸 떠올려 봤다. 적도에 있는 나라이고, 수도 키토의 해발고도가 매우 높다는 게 떠올랐다. 포털사이트에서 에콰도르 관련 뉴스를 검색했다. 이 날짜 조선일보에 관련기사가 한 건 있었다. ‘파나마 모
“스타벅스 매장에는 여신의 로고가 있다. 누군지 아는가?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세이렌이다.” 신화연구자 김원익 박사의 말을 들으니 녹색 바탕에 흰색의 서양 여인 얼굴이 들어가 있는 커피전문점 로고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세계적인 커피 전문점이 자사의 로고로 그리스 고전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세이렌을 내세운 줄은 몰랐다. 김원익 박사는 그 이유에 대해 “세이렌을 그냥 지나가기는 어렵다. 세이렌은 지나가는 배의 선원들을 아름다운 목소리로 유혹한다. 스타벅스가 세이렌의 이미지를 자사의 이미지로 쓴 건, 고객이 스타벅스를 그냥 지나쳐갈 수 없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5월 2일 눈물을 쏟아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였다. 모디 총리는 집권 1년(5월 4일)을 이틀 앞두고 타임 편집장 낸시 깁스와 2시간 동안 인터뷰를 했다. 타임으로부터 ‘총리께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타임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눈물을 흘리고 목이 메인 가운데 “가난입니다”라고 말했다. 국가 지도자가 공개석상에서 눈물을 쏟는 건 드물다.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모디 총리에게는 더욱 생각할 수 없다. 모디 총리는 당시 타임 편집장의 질
보네이도코리아 측이 미국 본사 취재를 제안했을 때 나는 어리둥절했다. 우선 보네이도의 주력 상품 중 하나인 공기순환기를 몰랐고, 보네이도 본사가 있다는 미국 캔자스주 위치타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다. 보네이도코리아 김용성 이사를 만나 공기순환기 제품에 대해 얘기들었다. 공기순환기란 모습은 선풍기와 비슷하다, 에어컨과 함께 사용하면 냉방 효과가 우수해 많은 업소가 쓰고 있다고 했다. 그 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주간조선 인근의 업소들에서 스탠드형 에어컨 위에 공기순환기를 설치해 놓은 걸 많이 보았다.봄꽃이 피기 직전인 지난 3월 서울
황인준(49) 아마추어 천체사진가는 “어젯밤에 3시간 반밖에 못 잤다”고 했다. 그는 지난 3월 24일 충남 아산시 송악면 마곡길 51에 있는 자신의 개인 천문대 호빔천문대에서 주간조선과 만나 “어젯밤에는 헤라클레스 은하단과 부자 은하를 찍었다”고 말했다. 헤라클레스 은하단은 지구에서 5억광년 거리이며, 지난 30여년간 천체 사진을 찍으며 한 번도 찍어보지 못한 은하단이라고 했다. 작업 시간은 밤 9시부터 새벽 3시 반까지였다.황씨는 ‘별빛 방랑’이라는 천체사진집을 냈다. 책을 낸 사이언스북스의 노의성 편집장은 “한국 디지털 천체사
‘다시, 나무를 보다’(RHK)란 책을 보았을 때 책 표지의 고은 시인 추천사가 눈을 끌었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뒤늦게나마 철이 들었노라고 말하고 싶다.” 이 시대 한국의 최고 시인이 어떻게 이렇게 말할 수 있나? 72세의 시인이 이 책을 보고서야 뒤늦게 철이 들었다니? 책 날개를 열어 저자를 확인했다. 신준환. 2014년 초까지 광릉에 있는 국립수목원장으로 일했다.서울대 농대 산림자원학과 출신. 과거 임업시험장으로 불리었던 국립산림과학원에서 평생 근무. 정년퇴직 2년 전 국립수목원장을 맡아 일함. 책은 나무의 인문학이라고 할
폐암은 무섭다. 특히 뒤늦게 병을 발견해 손을 못 썼다는 얘기를 이따금씩 듣는다. 폐암에는 통증을 느끼는 세포가 없고, 잔기침, 가슴답답, 호흡곤란은 담배를 피우거나 피웠던 50대 이상이라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얼마전에도 폐암에 대한 적색 경보가 울린 바 있다. 대한암협회(회장 구범환)는 지난해 12월 29일 한국인의 대표 사망원인인 암에 대해 최근 보고된 암 관련 각종 데이터와 사회적 파장도를 종합해 2014년의 3대 이슈 암종으로 위암, 대장암, 폐암을 선정했다. 폐암은 특히 고령에 많다. 발병자의 65% 이
‘달러 이야기’ ‘환율전쟁 이야기’ ‘월가 이야기’(한스미디어), 세 권 모두 두툼하다. 480~570쪽 안팎 분량. 저성장의 시기에 한 저자의 책 세 권을 동시에, 그것도 얇지 않은 책을 내기는 쉽지 않다. 저자는 홍익희(63) 배재대 교수. 책 날개의 저자 프로필을 보니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정년퇴직자이고 ‘유대인 이야기’의 저자다. 호기심이 발동한다. ‘유대인 이야기’는 몇 년 전 나와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어떤 저술가이길래 이렇게 또 책을 쏟아냈을까?지난 12월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주간조선 사무실에서 만
통일교(총재 한학자) 산하 NGO(비정부기구)단체가 몰도바에서 여는 ‘유라시아-유럽 국제평화학술회의’ 취재를 요청해 왔을 때 몰도바가 어디지, 하는 궁금증이 먼저 일었다. 국제전문기자로 일했고, 책상 위에 지구본을 놓고 가끔씩 돌리지만, 몰도바는 낯설었다. 구글 지도를 검색하고서야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사이에 있는 소국이라는 걸 알았다. 국내의 웹 사이트에도 몰도바 관련 정보는 거의 없었다. 여행자가 남긴 블로그 몇 개밖에 없었다. 몰도바 행사 개최 이유에 대해 유라시아 UPF(천주평화연합)의 정진화 회장은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에서
우크라이나의 레오니드 크라프추크(80) 초대 대통령은 러시아와 미국, 영국 등 핵무기 보유국에 “개인적으로 속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크라프추크 전 대통령은 지난 12월 10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정부 청사 옆에 있는 개인 사무실에서 주간조선과 만났다. 만남은 크라프추크 전 대통령과 관계를 오래 유지해온 통일교(총재 한학자) 측이 주선했다. 크라프추크 전 대통령은 1991년 소련 붕괴 직후 우크라이나의 초대 대통령이 됐고, 우크라이나가 보유하고 있던 구소련의 핵무기를 폐기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서명은 후임자인 레오니드 쿠
공룡 연구의 르네상스라 할 만하다고 공룡박사 이융남(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장)은 말했다. “중국에서 중요한 화석이 쏟아지고 있다. 1주일에 한 종씩 발견된다. 공룡은 현재 800종이 세계적으로 인정되고 있다.”이 관장에 따르면 미국 예일대의 존 오스트롬(1928~2005) 교수는 “새는 공룡”이라고 주장했다. 새들이 공룡에서 진화했다는 주장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논문들은 중국에서 나온다. “미국 연구자가 공룡 연구의 중심이었으나 1990년 이후 중국이 활발하다. 네이처에 실린 고생물학 관련 논문의 80%가 공룡이고, 그중 70
이융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 관장은 지난 8월 몽골의 고비사막에 있었다. 그는 탐사 대장으로 공룡 화석을 탐사하고 있었다. 고비사막은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공룡 화석 발굴지.그는 갖고 간 위성전화를 켰다. 인터넷을 연결해 이메일을 확인했다.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보내고 온 논문이 어떻게 됐는지 궁금했다. 그는 출발 직전인 8월 10일에 네이처에 논문 한 편을 보냈었다. 잡식성 공룡인 데이노케이루스 관련 내용이었다.들어와 있는 이메일 제목을 훑어보는데 네이처 편집장 명의의 이메일이 눈에 들어왔다. 또 거부된 것이겠지라고 생
세계가 일본된다홍성국. 메디치. 1만6500원지난주 주간조선이 커버스토리로 보도한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의 세계경제 분석책. ‘세계가 일본 된다’는 건 일본처럼 잘살게 된다는 게 아니다. 초고령화사회로 접어든 일본 경제처럼, 주요 산업국가가 고령화하면서 탄력성을 잃고, 소비가 되지 않아 경제가 한계에 부딪힌다는 말이다.삶의 격페터 비에리. 은행나무. 1만6000원자신을 찾아떠나는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로 유명한 작가가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가기에 대해 말한다. 페터 비에리는 그의 본명. 필명이 파스칼 메르시어이다. 그의 공식적인 직
김동희(57) 경북대 물리학과 교수는 “내년 3월 LHC가 다시 가동된다. 이때부터 3년이 입자물리학자로서 일생에 한 번 올까말까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LHC(Large Hardron Collider)는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강입자가속기다. 물리학계와 언론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힉스입자를 발견한 곳이 LHC 속이었다. 물질에 질량을 부여하는 힉스입자의 존재를 예측했던 과학자 피터 힉스씨는 작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김 교수를 만난 건 ‘바벨탑의 힉스 사냥꾼’(사이언스북스)이라는 책을 펴냈기 때문이다. 김 교수를 10월
두꺼운 홍보용 신간도서가 왔다. 지난 8월 4일이었다. 열어 보니 한글책인데 제목이 영어다. ‘THE PRINCETON COMPANION TO MATHMATICS 1’이다. 우리말로는 ‘프린스턴 수학 안내서’쯤 된다. 뭐지? 교양수학책을 이렇게 두껍게 내다니. 일반인을 겨냥한 것 같은데. 1116쪽 분량. 해서 보니, 출판사가 ‘승산’이다. 승산! 이 작은 과학 전문 출판사의 뚝심에 다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승산(대표 황승기)은 과학 독자의 사랑을 받는다. 나도 과학책을 즐겨 보면서 이 출판사를 알았다. ‘우주의 구조’ ‘파인만
카스(喀什·카슈가르)에 가면서 나는 마음을 졸였다. 카스는 중국 서부의 맨끝 도시. 2008년 8월 베이징올림픽 때였다. 카스는 위구르의 땅인 신장(新疆)의 문화적 중심도시. 그때나 지금이나 중국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다. 카스가 나를 끌어들인 건 위구르 테러 때문이었다.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위구르 분리독립 세력은 테러를 일으켰다. 한족을 몰아내고 동(東)투르키스탄 이슬람국가를 세우려는 자신들의 주장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다. 중국 당국은 이 지역 취재를 싫어했다. 일본 통신사 기자 두 명이 몰래 들어가 취재하다가 발각돼 쫓겨났다는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강신주 외. 메디치. 1만5000원“이 책은 뚜렷해진 절망의 시대에 우리가 기댈 수 있는 인생 공식을 찾아보려는 시도”라고 저자 중 한 명인 강준만은 말한다. 절망, 불안과 욕망이 책의 주제. 강신주(철학자), 이현우(러시아문학자), 고미숙(고전평론가), 정여울(소설가), 문태준(소설가), 정병설(국문학자), 노명우(사회학자)가 답을 시도했다.인문학에 묻다, 행복은 어디에한형조 외. 판미동. 1만5000원대중과 호흡하는 인문학자 17명에게 행복의 정체를 물었다. 최재천(생물학), 한형조(동양철학), 김대식(뇌과학
모술로 가는 길이라는 도로표지판이 나왔다. 터키의 국경도시 하부르를 통해 입국하니 모술이 지척이었다. 모술은 북부 이라크의 최대 도시다. 나는 쿠르드 자치지역의 주도 아르빌로 가는 길이었다. 다훅을 지나 아르빌로 SUV를 타고 고속으로 달리는데 모술로 가는 길이라는 도로표지판이 불쑥 나타난 것이다. 모술은 수많은 문명과 종교가 만들어온 도시, 책에서 그렇게 많이 보고 들은 오래된 도시다.그때는 2007년 10월이었다. 미국의 2003년 이라크 점령과, 이후 수도 바그다드에 자리 잡은 시아파 권력자에 저항하는 무장세력이 모술에선 준동
미국 수도 워싱턴 DC의 의사당 내 레이번 빌딩 1층 2185호를 지난 6월 24일 오후 1시에 찾았다. 미 하원의 에드워드 로이스 외교위원장 사무실이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의회의 권력자다. 만나기 힘들다. 미국 의회 방문은 처음이다. 로이스 위원장의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접객실이 먼저 나온다. 출입문 양쪽으로 데스크가 놓여 있어, 방문객을 맞는 구조다. 접객실을 가운데 두고 세 개의 방이 둘러싸고 있다. 양쪽의 큰 방 중 한쪽은 의원 개인 사무실, 다른 방은 보좌관들의 방이다. 가운데 방은 들어가 보지 않았는데, 집기